음악/Live

임지영의 브루흐, 계촌의 밤을 울리다” – 제11회 계촌클래식축제 2일차 하이라이트

문화훈수꾼 2025. 6. 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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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클래식의 선율이 계촌마을의 산야를 타고 흘렀다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계촌클래식축제가 금년에는 6월6일부터 8일까지 3일간에 걸쳐 강원도 평창군 계촌마을에서 펼쳐졌습니다. 자연과 음악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국내에서 보기드문 야외 클래식축제인 계촌클래식축제는 안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한 번 다녀오면 다음 해를 기다리게 되는 엄청난 축제인데요, 이제는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2030 세대에게 꽤나 입소문이 난 상태라 매년 티케팅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마지막 날 조성진의 공연이 하이라이트였는데 올해는 2일차인 6월7일 메인 공연이 열렸습니다. 올해의 메인 무대 중심에는 세계 무대를 누비는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날이 공연 감상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임지영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 절정을 노래하다

해가 저물 무렵, 계촌의 산자락을 배경으로 임지영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녀가 선택한 곡은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g단조. 낭만주의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이 곡을 임지영은 시종일관 강렬하고 신선하게 연주하는 독특한 해석을 선보였는데, 아마도 공연장 상황이 야외라 부드러운 소리의 효과가 반감하리라 예상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덕분에 더욱 특별한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녀의 이런 선택은 특히 마지막 악장의 열정적인 피날레에서 무척 빛을 발했는데, 힘찬 보잉은 야외 관람이라 약간은 산만해져있던 관객들의 시선을 한숨에 붙잡았고, 계촌의 밤하늘은 짙은 감동으로 가득찼습니다.

 

임지영-계촌클래식축제-브루흐바이올린협주곡
초여름의 무더위를 씻어준 멋진 임지영의 연주 모습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공연장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서(작년에 이어 여전히 사방이 뻥뚫린 황당한 무대에서 연주가 진행되었고 악기 소리는 마이크를 거쳐 전면 스피커로 관객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초반에 자신의 연주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했는지 두 군데 이상 실수가 이어졌어요. 

 

 저도 오픈 공간에서 연주를 했던 경험이 있는데 평소와 다르게 제 귀에 들어오는 소리가 너무 작고 퍼져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힘이 들어가는 바람에 엉뚱한 실수를 한 경험이 있거든요. 


클래식, 축제가 되다 – 계촌클래식축제의 매력

계촌클래식축제는 단순한 음악 페스티벌이 아니라 마을 곳곳에서 펼쳐지는 소규모 연주회와 전시, 클래식 음악을 테마로 한 워크숍과 토크콘서트까지, 하루 종일 ‘음악이 흐르는 삶’을 체험할 수 있어요.

 

계촌클래식축제-포토부스
축제마당 곳곳에 설치된 포토부스

 

관객 대부분이 돗자리를 펴고 잔디밭에 앉아 자연과 함께 음악을 듣는 이 자유로운 분위기 덕분에, 클래식이 더 이상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장르가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계촌클래식축제-별빛콘서트-임지영
공연을 기다리며 돗자리에서 편하게 분위기를 즐기는 관람객들

 

 

아쉽게도 못 갔다면? 내년을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세요

혹시 올해 놓쳤다고 아쉬워하셨다면, 지금부터 내년 계촌클래식축제를 캘린더에 미리 저장해두세요. 강원도의 자연과 예술이 선사하는 그 따뜻하고 깊은 경험은, 여느 페스티벌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감동이니까요. 그리고 올해 못가신 분들은 7월4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임지영이 서울시향과 함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니 관심이 있으시면 시향 콘서트를 노려보세요. 그리고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에 들어가시면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앨범을 감상하실 수도 있어요


마무리하며 – 계촌은 클래식의 미래다

계촌클래식축제는 ‘엘리트 음악’이라는 클래식의 낡은 이미지를 뒤엎고, 모두를 위한 예술로 새롭게 탄생시키는 실험의 장입니다. 그 중심에 선 임지영의 연주는, 그 실험이 성공하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증명해주었죠. 클래식이 어렵다고 느껴지신다면 평창의 자연속에 돗자리를 깔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계촌클래식축제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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