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윌리엄 켄트리지의 Sibyl을 보았습니다. 지인 찬스로 새로 개관한 GS아트센터를 보는 즐거움까지 덤으로 얻은 아주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 공연 3줄 요약
• 세계적인 남아프리카 현대미술가 윌리엄 켄트리지의 작품
• 그림자와 조명을 활용한 혁신적인 무대 연출
•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감동적인 작품
솔직히 말하자면,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어요=다. 지인이 티켓을 선물해줬는데, 평소 그 사람의 안목을 믿고 있어서 기대반 걱정반으로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공연 전 설명회에서 미술 평론가가 "아트씬에서 무척 유명한 작가"라고 소개하는 걸 듣고는 '혹시 한물간 사람 아닌가?' 싶어 살짝 걱정도 됐었는데,
하지만 완전히 기우였어요!
막이 오르는 순간부터 마지막 무대 인사까지, 정말 숨 막히는 공연이었는데요
윌리엄 켄트리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미술가에요. 애니메이션, 드로잉, 조각, 오페라 연출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중요한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와 식민지 역사를 다룬 작품으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이번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그림자를 활용한 연출이었는데요.
마치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조각)의 대가 알렉산더 칼더의 모빌들이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우리나라처럼 식민지가 되었던 경험이 있는 나라라고 하네요. 특히 요하네스버그는 금과 다이아몬드로 유명하다보니 오랜 기간 수많은 국가로부터 침략을 당하게 되죠.
하지만 이 공연에서는 분노나 복수심보다는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데, 과거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흥미롭게도 이 공연을 보면서 한이 서린 우리의 정서가 떠올랐어요, 예전에는 요즘과 달리 장례식장에서 상주들을 위로하기 위해 밤새 술을 마시며 화투도 치는 등 떠들썩하게 지냈다고 하잖아요. 언뜻 보면 엉뚱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슬픔을 털어내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치유의 과정이었던 우리의 장례 문화에 담긴 한의 정서와 유사한 감정이 공연을 보는 도중에 느껴졌어요.
공연 중에 예언이 적힌 잎새들이 바람에 날리며 사라지는 장면이 나와요. 그리스 신화를 차용한 장면인데, 이 부분에서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결과물이다. 새로운 미래를 원한다면,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고 전혀 다른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와 같은 미래를 향한 새로운 생각을 읽을 수 있었어요.
이번 공연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주는 작품이었는데, 현대미술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도 충분히 감동을 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같아요. 요즘 윌리엄 켄트리지의 작품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경험해보시길 추천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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