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이 멜로디가 당신의 마음을 훔칠 겁니다."
하루의 열기가 가시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여름밤. 낭만이 시작되는 시간에 깊이를 더하고 싶거나, 누군가와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싶을 때 필요한 단 하나의 곡이 있습니다. 숨겨진 보석같은 서정적 아름다움을 지닌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입니다.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사단조 Op. 26(1866)은 낭만주의의 따뜻함과 드라마틱한 정서를 담은 명곡입니다. 1악장은 강렬한 전주와 바이올린의 서정적인 멜로디로 시작해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2악장은 애절하고 서정적인 아다지오로, 바이올린의 깊은 울림이 심장을 파고듭니다. 3악장은 활기찬 집시풍 리듬으로 경쾌하게 마무리됩니다.
이렇듯 3악장으로 이루어진 구조이지만, 일반적인 3악장 구조의 협주곡들과 달리 1악장은 서주처럼 짧고 2악장이 실질적인 중심을 이룹니다. 감정의 폭이 넓고 진한 선율미로 ‘가장 로맨틱한 협주곡’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바이올린의 감정적 표현력을 극대화하는 명곡입니다.
1악장의 애절하고 서정적인 주제선율은 바이올린 협주곡 중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하지만 단연코 2악장에 모든 신경을 집중해서 들어보세요. 바이올린이 마치 사람의 목소리같은 설득력을 지니며 '노래'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숨을 죽이고 악기의 모든 울림과 떨림에 집중하면 어느 틈엔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감정이 솟아나며 스스로가 위로받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되요. 마치 로스코의 거대한 작품 앞에서 다리에 힘이 빠지며 주저앉게 되는 것 같은 그런 감정을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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