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ing/철학적 주제

철학으로 내 인생의 의미찾기 - 카프카 소설의 주인공은 왜 실존적일까?

문화훈수꾼 2025. 3. 18. 11:38

카프카-변신-소송-실존주의
카프카 <변신> 과 <소송> 초판본 커버

 

 

실존주의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데요 이번 편에서는 카프카의 유명한 소설 <변신>과 <소송>을 통해서 실존주의 철학의 이해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볼까 합니다.

 

철학으로 내 인생의 의미찾기 - 실존주의 편 다시 보시려면 여기를


1. 카프카 소설의 주인공들은 왜 실존적일까?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변신소송은 현대 문학에서 가장 실존주의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주인공들은 예상치 못한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무력하게 부유하며, 끝내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지 못한 채 비극을 맞이한다. 하지만 이러한 카프카의 인물들이야말로, 실존주의가 말하는 ‘고립된 인간’과 ‘부조리한 세계’ 속에서 몸부림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 변신 -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소외되는 인간

카프카의 대표작 변신은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가 하루아침에 거대한 벌레로 변하는 이야기다. 그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벌레가 된 순간 가족과 사회로부터 철저히 소외된다. 사랑받고 싶어 하지만 혐오의 대상이 되고, 결국 쓸모없는 존재로 간주되며 죽음을 맞는다.

이 작품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사회적 역할과 연결시킬 때 어떤 위기에 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실존주의 철학에서 ‘본질은 존재 이후에 온다’고 했듯이, 인간은 스스로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그레고르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채 철저히 버려진다.

3. 소송 - 이유 없는 죄와 무력한 인간

소송은 어느 날 갑자기 체포된 요제프 K가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끝없는 재판을 겪는 이야기다. 그는 논리적으로 이유를 찾고 변론하려 하지만, 법정은 그에게 아무런 답을 주지 않는다. 그는 점점 절망 속으로 빠져들고, 끝내 이유조차 모른 채 처형당한다.

이 작품에서 카프카는 인간이 거대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준다. 실존주의 철학에서 말하는 ‘부조리(Absurd)’란, 인간이 의미를 찾으려 하지만 세계는 침묵하는 상태를 뜻한다. 요제프 K는 의미를 찾으려 했지만, 결국 그가 직면한 것은 끝없는 불확실성과 혼란뿐이었다.

4. 카프카와 까뮈의 차이점

카프카의 작품은 알베르 까뮈(Albert Camus)의 철학과도 연결된다. 까뮈는 부조리한 세상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탐구했다. 그의 대표작 이방인에서는 주인공 뫼르소가 세상의 부조리를 받아들이고 끝까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카프카의 인물들은 그 부조리 속에서 끝없이 저항하다가 좌절한다. 즉, 까뮈의 세계에서는 ‘부조리한 세계를 인정하는 인간’이 등장하지만, 카프카의 세계에서는 ‘부조리 앞에서 무력해지는 인간’이 존재하는 것이다.

 

카프카레스크-영화브라질-테리길리엄
카프카적 스타일을 잘 묘사한 영화 <브라질> 1985

5. 현대 사회에서 카프카적 상황을 느낄 수 있는 사례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카프카적인 상황을 경험한다. 예를 들어, 복잡한 관료제도 속에서 억울한 일을 겪을 때, 불합리한 회사의 규칙에 억눌릴 때, 또는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해 소외될 때 우리는 카프카의 주인공들과 같은 무력감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변신소송은 현대 독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오늘의 문화 한 입

“이유도 모른 채 죄를 뒤집어쓰고, 존재를 부정당하는 인간. 카프카가 그려낸 세계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때때로 아무리 노력해도 답을 얻지 못하는 순간을 마주한다. 변신소송은 그 답답함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실존주의적 시선으로 본다면, 의미 없는 세상에서도 인간은 자신만의 의미를 창조할 수 있다. 카프카의 작품은 답을 주지 않지만, 스스로 답을 찾으라고 우리를 독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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